강담악으로 물들어가는 도시, 배트맨이 탄생하기 전에 강담은 누가 있었고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누군가 나에게 마블과 DC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나는 DC를 선택할 거야.슈퍼스타의 근간은 누가 뭐래도 슈퍼맨이다.사실상 스펙만 봐도 슈퍼맨을 능가하는 영웅은 없다.그리고 유일하게 슈퍼맨과 겨루는 영웅이 배트맨.
이 드라마는 그 배트맨이 탄생한 도시 고담의 이야기다.2014년 시즌 1 방영을 시작으로 2019년 시즌 5를 끝으로 종영된 드라마다.
고담의 주인공은 배트맨이 아니야.시간적 배경이 배트맨이 등장하기 전이기 때문이다.그럼 주인공은 누구야? 바로 형사 고든이다.드라마 고담에서의 형사 고든은 다른 배트맨 영화에서 그려졌듯이 힘 빠진 경찰서장이 아니다.젊기 때문에 누구보다 정의를 찾아 범죄를 근절하려는 열혈형사다.그는 타락하는 고섬시티를 어떻게든 구하려고 노력한다.
배트맨이 아니라 브루스 웨인이 등장한다.그것도 성인이 아닌 10대 어린 브루스 웨인이 시즌 내내 나온다.그가 어떻게 배트맨이 되려고 했고, 그의 십대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가 그려진다.나중에 배트맨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에피소드가 많다.
하지만 10대 질풍노도의 브루스 웨인은 좀 견디기 힘든 존재이긴 했다.복수에만 사로잡혀 사고치는 모습이 자주 나오는데 그럴 때마다 조금 루즈하긴 했다.사건의 패턴이 항상 일정하다고나 할까.
의외로 등장한 어린 블랙캣.블랙캣이라고는 나오지 않고 원래 이름의 세리나로 나온다.브루스와 또래에서 나오는 유일한 캐릭터다.
그리고 펭귄, 오스왈드와 리들러 북극곰.이들이 어떤 사람들이며 어떻게 악역이 됐는지 그려진다.때로는 협력을 때로는 싸우는 악역이 되어간다.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은 심부름꾼이었지만 점점 올라가 거대한 악역이 되는 과정이 재미있다.
강담에서는 오스왈드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꽤 많이 나온다.가족관계에서 시작해 그의 밑바닥 인생부터 거대한 조직보스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자세하게 그려진다.고담이 사실상 악의 도시가 된 데는 오스왈드도 큰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배트맨 최대의 악당 조커도 등장한다.개인적으로는 내가 생각한 조커의 이미지에 가장 가까운 배우와 연기였다.분장을 하지 않아도 이미 조커의 찢어진 입술을 떠올리는 얼굴.그리고 정말 광기 어린 시선까지…시즌의 대미를 장식할 최대의 악당같았다.
재미있는 것은 드라마에서는 조커라고 절대 부르지 않는다. 왜냐하면 DC 측에서 ‘조커’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그래서 이 캐릭터는 누가 봐도 조커였는데 제레마이어 혹은 제롬이라고 불렸다.
강담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배트맨 본편에 나오는 이름을 모두 쓰지 않기로 계약이 된 것 같다.프리퀄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아니면 DC 특유의 삽인지 궁금하다.
배트맨은 시즌5 마지막 회에서 등장한다.사실 배트맨 등장 여부에 대해 끝까지 의견이 갈렸지만 짧지만 배트맨이 등장하며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됨을 알리며 강담은 막을 내렸다.
DC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드라마를 보았다.너무 재밌다기보다는 배트맨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알아가는 게 재밌었다.인상적인 캐릭터도 꽤 많았다.무엇보다 어두운 고담시티를 정말 잘 그려냈다는 것이다.마치 60년대 마피아들이 지배하던 밤의 도시 뉴욕을 드라마에서는 보기 드문 퀄리티로 그려냈다.
DC 팬이라면 한 번쯤 볼 만한 드라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