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F1 드라이버가 나오지 못한 이유 Part1.

일본과 함께 중국까지.. 이제 포뮬러1에도 아시아가 하나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하지만 한국만은 아직 멀었어요.왜 그럴까요? 지금부터 제 생각을 들려드릴게요.

2022 포뮬러1 개막전 바레인 그랑프리를 보면서 무엇보다 저에게 충격적으로 느낀 게 있었어요.페라리의 부활도 메르세데스의 저조함도 아닌…

중국인 드라이버가 데뷔전에서 1포인트를 땄다는 점입니다.

사실 포인트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중국인 운전자가 공식적으로 포뮬러 원 레귤러 시트를 획득했다는 사실이네요.

현재 대한민국은 자동차 생산량 세계 5~6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완성도와 품질, 그리고 이제는 프리미엄까지 논할 수 있는 위치에 왔습니다. 게다가 현대차는 WRC에서 컨스트럭터 우승도 거두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 국제무대에서 당당하게 태극기를 들고 달리는 한국인 레이싱 드라이버는. 없습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물론 자국에 거대 메이커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그 나라에서 포뮬러 원 드라이버가 배출되어야 한다는 법칙은 없습니다.

핀란드 같은 나라에는 자동차 메이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레이싱 드라이버가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조사가 있다는 환경 자체만으로도 확실히 없는 것보다는 훨씬 뛰어납니다.

그럼 제조사를 탓해야 할까요?

이것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어쩌면 제조사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일지도 모릅니다.

지금부터 왜 한국인 포뮬러원 드라이버가 없을까? 저희가 생각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 이 내용은 저와 라스칼도르님이 함께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체커스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그럼 지금부터 글로 볼 ‘한국에서 포뮬러1을 내지 못한 이유’ 시작입니다.

항상 돈이 문제야.

이미 많은 분들이 예상하셨을 거예요.

첫 번째 이유는 역시 돈입니다.

단편적이지만 매우 훌륭한 예가 될 것 같습니다만, 미들급 프로 레이싱 시리즈인 포뮬러 3를 1년간 소화하려면 드라이버 1인당 평균 얼마의 돈이 들까요?

선수마다 천차만별인데 대략 13억원 정도 든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체류 비용과 훈련 비용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팀에 제공하는 비용입니다.

스폰서가 없다는 가정하에 말이죠.

그런데 이렇게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문제지만 매년 이 돈을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느냐가 더 큰 문제입니다.

그냥 F3만 볼 게 아니라 카트부터 시작해서 F4, F3, 그리고 F2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매년 수억에서 10억대의 비용을 꾸준히 투자할 수 있어야 비로소 포뮬러1 문턱까지 노릴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대한민국 가정환경에서 이 비용을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가정은.

별로 많지 않을 거예요. 아니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 카트를 타거나 아니면 아이들에게 카트 레이스를 시키는 분들은 아실 거예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작은 레이싱 카트 밑에 상당한 돈이 든다는 사실이군요.

특히 프로 드라이버로 성장하려면 대개 4~9세 사이에 카트를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적어도 10대 후반까지, 그러니까 실력을 입증해서 스폰서를 만나기 전까지 이 아이에게 투자되는 돈은 전적으로 부모 품에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10년은 꾸준히 투자해야 하는데 꼭 모터스포츠뿐만 아니라도 엘리트 스포츠를 시킨다는 것은 결국 돈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모터스포츠는 자동차라는 게 필요하잖아요. 돈이 투자되는 단위가 다른 스포츠와는 다릅니다.

여기에 훈련 비용, 타이어, 연료비, 기타 유지보수 비용 등을 고려하면… 거기에 포뮬러 시리즈로 넘어가면 돈의 단위가 달라질 겁니다.

물론 운과 실력이 따라와 F1 문턱까지 간다면? 이때부터는 도대체 얼마나 투자되어야 할지 추정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랜스 스트롤이나 얼마 전 퇴출된 니키타 마제핀 같은 운전자들은 아예 부자인 아버지가 막대한 자금을 회사 차원에서 지원해 주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파스트 마르도나도는 정유사와 베네수엘라 정부를 등에 업고 포뮬러 1에 진출했습니다.

이 정도 후원이 없으면 포뮬러원 세계로 진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루이스 해밀턴과 미하엘 슈마허, 세바스티안 베텔을 보면 예외란 것도 있을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이것들은 말 그대로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흔히 말하면 신계 수준의 실력과 재능을 타고났기 때문에 평범하거나 중산층 이하의 가정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포뮬러 한 사람의 눈에 띄어 이 무대에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한국에서는 쉽지 않아요.이 이야기는 나중에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첫 번째 문제는 돈입니다.

단순히 금액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돈을 얼마나 꾸준히 투자해 주느냐의 문제입니다.

결론은… 돈입니다.

사람이 모이지 않는 만약 마케팅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면 이 말에 공감할 것입니다.

무엇을 하든 적어도 1만 명을 한 곳에 모을 수 있다면 거기서 꼭 돈이 생긴다. 라는 사실이네요.이것은 마케터의 관점에서 완전히 진리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1만 명 모여 있으면 제품 판매부터 브랜드 홍보까지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예로 손흥민 선수가 토트넘 선발로 뛸 때, 혹은 류현진 선수가 선발 등판할 때 한국에서 시청하는 시청자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영상에서는 말씀드릴 수 없었지만 손흥민 선수가 챔피언스리그 선발 출전할 경우 평균 시청률이 약 2% 정도입니다.

대한민국 5,000만 인구 중 2%가 TV 앞에서 손흥민 선수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시청률 통계가 완벽하게 맞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20~50만 명은 TV를 보거나 혹은 하이라이트 영상이라도 봅니다.

그래서 한국 기업이 먼 런던 혹은 LA 경기장에 스폰서로 나갑니다. 그만큼 수만 명에게 자사 브랜드를 노출시킬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글로벌 모터스포츠가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면 분명 한국 스폰서가 어떻게든 광고를 냈을 것이고 거기서 선수들의 후원도 이뤄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간 13억원(F3 기준)라는 비용 전액을 기업이 한 개인 선수에게 투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13억이면 차라리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겠죠.

모터스포츠 팬 입장에서는 아쉬운 일이지만 제가 기업가라고 해도 냉정하게 보면 연예인을 쓰는 게 훨씬 낫겠죠.

같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요.

그래서 두 번째 이유는 ‘비인기 스포츠이기 때문이다’라는 것입니다.

슈미와 해밀턴 사례 한국 기업이 모터스포츠에 투자한 사례는 꽤 있지만 현재는 직접 참여 이외에 명맥이 끊겼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 번째 이유로 스포츠 자체의 인지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도 여기에 투자하는 것이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뒤집을 기회는 분명히 있습니다.바로 위에서 이야기한 한 천재가 등장한다면요.

대표적인 예가 미하엘 슈마허와 루이스 해밀턴입니다. 앞서 소개했듯이 두 사람의 가정환경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풍요롭지 않았습니다.

루이스 해밀턴이 맥라렌으로부터 막대한 후원을 받으며 레이스를 시작했다는 오해가 있기도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맥라렌은 루이스에게 기회를 줬을 뿐 실제 후원은 루이스의 아버지 앤서니 해밀턴이 견뎌야 했습니다.

앤서니는 유소년 시절부터 미하엘 슈마허의 기록을 뛰어넘는 자신의 아들을 보면서 가능성을 보고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무려 네 가지 직업을 가지며 밤낮으로 일했고 결국 아들을 레이싱 드라이버로 키웠습니다. IT부터 책임자부터 청소 관리까지 실로 다양한 직업을 동시에 소화했다고 들었습니다.

결국 그의 천재성이 빛을 발했고 맥라렌이 그를 후원하기 시작한 지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슈미도 마찬가지예요. 슈미의 아버지는 카트장 관리요원으로 일하고 있었어요.

제 기억이 맞다면 아들의 레이스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카트장 관리를 맡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적어도 아들의 훈련비나 유지보수 비용은 줄일 수 있었으니까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슈마허를 보면 쓰레기장에서 쓸만한 카트 타이어를 골랐다고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가정의 헌신적인 후원이 뒷받침돼야 기업의 후원이 일어났는데, 이처럼 기업의 후원이 발생하는 이유는.

그들이 가진 천재적 재능과 노력이 운과 만나 빛을 발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혼자 가진 매력적인 재능이 세상에 빛을 발할 수 있다면 기업의 후원을 이끌어내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한국인으로서 전 세계 모터스포츠 무대로 통할 정도의 실력과 재능만 발휘한다면.

적어도 현재 열악한 한국 모터스포츠 환경을 극복하고 국제무대로 나아갈 발판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김연아 선수처럼요. 물론 그에 걸맞은 실력과 결과를 스스로 입증하는 과정까지는 막대한 헌신과 고통이 따르겠지만요.

일본의 포뮬러원 드라이버 육성 사례 슈미나 해밀턴 사례처럼 천재적 재능을 기업이 조사해 포뮬러원에 진출시키는 사례도 있는데요.우리에게는 일본의 사례가 좀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한국인 글로벌 레이싱 드라이버의 부재를 한국 기업의 무관심으로 돌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 이야기는 조금 민감한 사안이 될 수도 있겠네요.

한번 일본의 사례를 들어보면 지금은 포뮬러1을 떠난 고바야시 카무히데의 경우 토요타의 드라이버 육성 프로그램 T.D.P(토요타 영 드라이버 프로그램)를 통해 포뮬러1까지 자리를 잡았습니다.

고바야시(小林)뿐만 아니라 나카지마 카즈키(中島和樹)가 그렇고, 이전에 몇몇 일본인 포뮬러 1 드라이버도 대체로 같은 환경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경우는 기업 주도형으로 드라이버가 육성되어 그들과 함께 기업이 세계 무대에 진출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철저한 기획을 바탕으로 시작된 프로그램을 통해 단계별, 시기별, 체계적으로 키워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오해는 없어야 할 것이 이른바 제조사 옵션 혹은 엔진 옵션이라고 해도…. 실력이 없는 운전자를 단지 일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데려간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도 한국에는 없는 프로그램이라서 일본은 이렇게 하는데 한국은 왜 안 그럴까? 좀 더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혼다와 도요타는 그러는데 현대, 기아는 왜 안 하지?라는 비난으로 이어지기도 하죠.

실제 기업이 투자해서 진행하면 육성 속도도 빠르고 진출 및 데뷔 속도도 빠른 게 사실입니다.

물론 선수에게는 딱지가 붙습니다. 기업이 키운 기획형 선수라는 꼬리표를 말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일본도 상황이 조금 달라졌어요. 여전히 T.D.P는 운영되고 있지만 도요타는 더 이상 포뮬러 1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대신 WEC에는 꾸준히 참여하는데… 아무튼 이들의 철수 이후 과연 몇 명의 일본인이 포뮬러1에 남아있을까?를 보면… 기업의 철수와 동시에 사라지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경우는 선수의 자생력 측면에서 볼 때 그 능력을 검증하기에는 스폰서의 후광이 너무 컸다고 봐도 되겠네요.

그건 그렇고 현대, 기아는 왜 안 할까?상황이 이렇다 해도 여전히 현대·기아가 운전자를 육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는 계속됩니다.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여쭤보고 싶어요.

“그래야 할 이유가 있나요?”

일본의 사례는 일본의 사례입니다.

세계적으로 극소수를 제외하면 일본처럼 제조사 주도로 포뮬러원 드라이버를 육성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 부분에서 일본 기업의 사상을 이해해야 하지만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일본 기업의 사상은 타도 글로벌!이었습니다.

그래서 흔히 이 시기에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세계의 도요타, 세계의 혼다, 세계의 구로사와 아키라…”처럼 세계의 ~라는 수식어가 유행했습니다.

대부분 민족주의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일본 기업들은 ‘일본인에 의한~’를 매우 좋아했고, 그것이 결국 토요타와 혼다를 포뮬러1에서 실패시킨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대는 그렇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어요. 당장 현대차 내부만 봐도 외국인 임직원이 꽤 많습니다.

해외 지사는 물론 한국 본사에도 수많은 글로벌 인재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그 지역의 정서를 읽을 수 있고 글로벌 감각을 공유할 수 있으니까요.

이제 글로벌 기업이라는 것은 국가적 색채를 적당히 이용하고 조절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내셔널 프리미엄을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모든 국가에 통용되는 것도 아니며, 따라서 현지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모터스포츠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세계인을 상대로 브랜드를 알리고 홍보하는 모터스포츠에 반드시 한국인이 대거 참여해야 한다? 이 발상은 20세기식 발상입니다.

지금 당장 현대월드라리팀을 봐도 그렇습니다. 독일에 본사가 있고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에 의한!! 라는 민족주의적 사상이 아닌 스포츠로서 결과주의적 사고에 접근한 덕분에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개방하고 공유하고 다양성과 전문성을 인정해야 국제무대에 맞는 결과가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대·기아차는 왜 한국인 운전자를 육성하지 않을까. 라는 것 자체가 어쩌면 이 시대에는 맞지 않는 발상일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럼 일본은 왜 그랬고 지금도 그러고 있는 걸까? 라고 반문했더니…일본이니까.그나라의그기업은그것을좋아할뿐.이라고대답합니다.

단지전략과방향성의차이지,그렇다,아니다.의문제가아니다라는이야기에요.

그래도 한국 기업이 한국인 운전자를 키워야 맞지 않을까?그렇다면 이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 2부로 이어집니다.국내 레이스뿐만 아니라 F1/WTCR/WRC/MotoGP까지 모터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방법과 숨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렛츠 stalkabouthowtoenjoymotorsportsandthehiddenstories.www.youtube.com 유튜브 채널을 보시면 2부와 3부의 이야기를 미리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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