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기 전에 적어두는 현서병원 방문일기 이급퇴원 때 받아주신 소아과 외래진료인데 교수님께서 자세히 봐주셔서 마치 영유아 검진을 다녀온 느낌이다.
오늘 현서의 진료 예약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이곳에서 어린이집에 보내 간단히 엄마와 아침을 먹은 뒤 짐을 싸 병원으로 출발했다.
병원에 도착해서 접수하고 신체측정중.생후 48일째인 현서의 체중은 4.2kg, 키는 52.7cm, 머리 둘레는 37.8cm.
(사진 속 대기 1번이 한국의 현서) 오늘은 지금까지 백병원 진료를 받은 이후 처음으로 대기가 긴 날이었다.30주부터 다니던 산부인과 진료도, 지난주부터 하던 다른 현서 진료도 모두 예약시간에 크게 지체 없이 진료가 시작돼 편하게 다녔지만 이번 소아과 진료는 약 50분 정도 대기하고 나서야 교수진료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대기 내내 할머니 품에 안겨 꾸물거리다.
영양상담 총 수유량을 줄이는 것 진료실에 들어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영양상담.현재 현서가 어떻게 수유 중인지 물었다.현서는 3시간 간격으로 120mL씩 하루 8회 먹으며 낮에는 5회 유축 모유를, 밤에는 3회 분유를 먹었으며 앞으로 2주 뒤쯤에는 농축해 놓은 것이 끝나고 분유만 먹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교수는 초유를 자주 먹이면 엄마 상황에 따라 모유는 더 이상 먹지 않아도 되지만 지금 수유량이 너무 많다고 했다.그동안 아기가 많이 토하지 않았나 120ml를 마신다면 수유텀을 3시간 반~4시간 정도로 늘리는 게 좋다고 조언해주셨다.
신체발달 추이가 잘 성장하고 있음을 방금 대기하면서 측정한 수치를 입력해서 같은 달 수의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의 성장 정도, 그리고 출생 당시의 성장 정도와 비교해 알려주었다.성장곡선 분포 그래프를 보면 태어날 때는 키, 몸무게, 머리 둘레가 하위 10~15% 정도였지만 키는 그 무렵 비슷하게 자랐고 체중과 머리 둘레는 20~30% 정도로 더 빨리 자랐다.앞으로는 어떻게 자랄까?
엑스레이, 뇌 초음파 결과 판독 폐, 뇌 모두 OK 먼저 보여준 것은 출생 당시와 퇴원 직전의 폐 엑스레이 사진. 태어날 때의 엑스레이에서는 가슴 전체가 뿌옇게 보여 폐와 심장이 전혀 구별되지 않았다. 그래서 당시 소아과 선생님이 현서의 상태가 나쁘다며 더 위험해지는 상황까지 남편에게 설명해줬다고 들었다.하지만 다행히 폐표면활성제를 투입한 뒤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졌고 퇴원 무렵 엑스레이에서는 폐와 심장이 확연히 구분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현서처럼 폐가 좋지 않았던 아기는 1살까지는 감기에 걸렸을 때 폐 쪽에 더 아플 수 있으니 온도, 습도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하셨다.
두 번째는 뇌 초음파 사진.현서가 입원해 있는 동안 찍은 뇌 초음파에는 폐와 마찬가지로 뿌옇게 보이는 부분이 있었다.이렇게 뿌옇게 보이는 곳이 뇌 관련 질환이거나 뇌가 미성숙한 부분이라고 한다.지난주 외래에 와서 촬영한 초음파 사진을 확인해보니 당시 흐릿했던 부분이 없어져 있었다.그동안 미성숙했던 뇌도 정상적으로 발달한 것 같다며 뇌의 초음파는 더 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출생 후 모두 하는 선천성 대사 이상 검사 결과도 모두 음성으로 문제없다!
전체적인 몸 건강 상태 체크에 해당 탈장, 음낭 수종 확인 모니터로 자료를 보면서 설명하는 것은 끝났고 진료 침대에 와서 현서를 눕히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디 이상이 없는지 꼼꼼히 체크하며 알려줬다.
머리에서 계속 내려오면서 기억에 남도록 쓰다 보면 현재 머리의 균형이 정상이지만 아기가 자기 편한 쪽으로만 눕는 경향이 있으므로 방향을 잘 잡아주는 것.눈은 시선을 잘 맞추고 움직여도 잘 따라온다.입원해 있을 때 황달 수치가 높아 광선치료를 받았지만 황달은 지극히 정상.턱과 목 쪽으로 볼록하게 올라온 것은 땀띠니까 지금보다 더 시원하게 해주는 것.
가슴 쪽으로 내려와 현서를 살짝 울리고 청진기로 폐와 심장 소리를 들어봤다.일단 청진기로 듣기에는 정상적으로 소리가 좋아서 3개월 후쯤에 잡혀있는 심장초음파 때에도 크게 이상이 없을 것 같고 심장초음파는 따로 소아과 외래를 취하지 않고 초음파를 보면서 거기서 바로 설명을 들으면 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포스팅 제목에도 써놓은 배꼽 탈장.병원에 가기 전에도 현서는 예서와 달리 배꼽이 심하게 튀어나와 있어 열심히 인터넷 검색해 보고 배꼽 탈장 같다, 소아과 진료를 받을 때 물어보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미리 찍어둔 현서의 배꼽 사진. 용감하거나 울며 배에 힘을 주면 저렇게 튀어나온다. 힘을 주지 않고 편하게 있을 때는 다시 정상적인 배꼽 모양으로 들어가기도 한다.교수님께서 보시고 이 정도면 그리 심하지 않은 분이니까 이대로 내버려두면 6개월에서 길면 돌 전까지 천천히 돌아간다고 하셨다.배꼽에 검정도 정상
기저귀를 빼고 하체도 꼼꼼히 체크.엉덩이 뒤도 모두 좋고 다리의 고관절 쪽을 돌려봐도 걸리거나 소리 없이 정상이며 두 다리 길이도 균형 있게 좋다.다만 음낭이 크고 탱탱한데 소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낭수종이라고 했다.이것도 배꼽 탈장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것이라고 6개월 영유아 검진을 받을 때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지켜보면 된다고 하셨다.
오늘날 진료 요약에 따라 탈장, 음낭 수종 모두 경미한 정도여서 외과적 치료 없이 지켜볼 뿐이다.나머지는 모두 정상 발달해 있기 때문에 외래에서 잡혀 있는 심장 초음파, 안과 진료를 받고 그 외에는 집 근처에서 정기적으로 영유아 검진을 받으면 따로 상급병원으로 오지 않아도 될 것 같다.오늘 진료비는 1900원.
+) 현서 소아과 내용이 아닌데 괜히…소아과 첫 진료라 두리번거리다가 들어가는데 갑자기 “안녕하세요~!”라고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누구냐면 내 산부인과 주치의인 한정열 교수였다.잠깐 스치는 짧은 찰나에 나를 발견하고 아기 병원에 왔느냐며 반갑게 인사해 주셔서 감동했다는 별 얘기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