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천문학자의 솔직한 에세이를 통해 최근 대학 풍경과 천문학에 대한 사소한 지식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새로운 지식도 있고 학교 때 배운 기초 지식도 있지만 지금은 다 잊고 다 새롭다.행성은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이 속하며 암석이 주를 이루고 대기는 조금 있어 ‘암석형 행성’이라고도 불리는 ‘지구형 행성’과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속하며 몸집이 크고 겉은 주로 수소와 헬륨으로 된 두꺼운 기체 덩어리로 안으로 들어갈수록 밀도가 높아져 액체 상태인 것으로 추정되는 ‘목성형 행성’으로 크게 나뉜다. 엄청난 기체를 품고 있는 목성과 토성을 ‘가스 자이언트 가스기안트’라고 하며, 태양에서 먼 추운 곳에 있어 얼어붙은 성분이 많은 천왕성과 해왕성은 ‘아이스 자이언트 ecegiant’라고 한다. 행성을 태양으로부터 거리에 따라 분류하기도 한다. 태양 근처에 있는 지구형 행성은 이너플래닛 innerplanet, 그리고 바깥쪽에 있는 목성형 행성은 아우터플래닛 outerplanet이라고 한다.천체 관측은 높은 곳에서 밤에 이뤄져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최근에는 우주탐사선 자료를 사용하고 직접 관측도 망원경을 원격으로 조정하기 때문에 온몸으로 관측하는 일은 드물다고 한다. 주로 컴퓨터 앞에서 모니터를 통해 관찰하기 때문에 ‘별을 보지 않는 천문학자’라고 제목을 붙인 것 같다.저자는 네이처가 선정한 젊은 달의 과학자 5명을 물어 인터뷰했다. 달에 별똥별이 떨어질 때 생긴 움푹 패인 크레이터 안에 있는 흙의 노화도 차이를 연구해 태양풍 입자의 영향이 가장 크지만 지구 자기장의 영향을 밝혀냈다. 달이 지구를 달에 한 바퀴 돌지만 그 중 5일 정도는 지구의 자기장 영역을 통과하는데, 이때 태양 입자가 지구의 자기장에 막혀 달 표면에 도달하지 못했고, 그 영향이 수억 년 반복되면서 흔적을 남겼다고 한다.달은 매일 50분 정도 동쪽으로 이동하여 늦어진다. 보름달은 해가 질 무렵, 동쪽에 떠서 해가 뜰 무렵 서쪽으로 진다. 섣달 그믐날과 하현달은 왼쪽이 통통하고 하현달은 한밤중에 뜨므로 오전에 서쪽에서 볼 수 있다. 초승달과 상현월은 오른쪽으로 부풀고 초승달은 초저녁에 잠시 보이고 지평선 아래로 가버린다. 오후에 보름 보이면 동남쪽이야. 학교 때 배웠던 내용이겠지만 이제는 어렴풋이 다시 생각나니 좋다. 과학이 발달하기 전에는 보통 사람들도 좀 더 자연 현상에 의존하지 않았나 싶다. 아이러니하게도 소수의 뛰어난 사람들이 발견하고 발명한 것들 덕분에 자연과 더 표면적인 관계가 되어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과거가 더 나은 것은 아니다. 지금은 밤하늘에 별을 보는 대신 방 안에서 TV나 컴퓨터 혹은 책을 본다.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캄캄한 밤에 하늘에 별을 보고 방향을 재는 법을 배우려 했지만 아쉽다.달에 다녀온 아폴로 우주인들도 3주간 격리했다고 한다. 우주로 갈 때도 지구상의 미생물이나 생명체가 다른 행성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철저히 소독 과정을 거쳐 대비하는 ‘행성 보호 planetary protection’이 필수라고 한다.어쩌면 천문학은 가장 오래된 학문일지도 모른다. 고인돌과 벽화에도 별자리가 표시되었다고 한다. 아일랜드 뉴그레인지 고분은 기원전 3200년 전후의 신석기시대 돌무덤으로 크기가 11m, 지름 80m나 된다고 한다. 입구에 아지랑이가 그려진 돌판이 있고, 그 뒤에 무덤 중앙으로 통하는 긴 복도가 있는데, 동짓날 일출 때 태양이 그 복도를 정확히 밝힌다고 하여 천체 관측을 정확히 하였음을 알 수 있다.역사 속 천문학자 가운데 윌리엄 허셜은 30대 초반까지 오르간 연주자로 저명한 작곡가지만 음악이론에 빠져 수학에 관심을 갖게 됐고 반사망원경에 빠져 400개 이상의 망원경을 직접 제작했다고 한다. 그가 천왕성을 발견하고 천왕성의 기호가 H가 되었다.’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 ‘수금지화목토천해’로 바뀌면서 ‘명왕성’이 ‘134340명왕성’이 됐다. 태양 주위를 돌면 행성, 행성 주위를 돌면 위성, 위성은 아니지만 행성보다 작으면 소행성, 태양 주위에 접근해 먼지와 연기를 뿌리며 지나가면 혜성이지만 관측기구가 발전하면서 그 정의에 맞지 않는 예외가 많아졌다. 2006년 기준으로 정하는 바에 따르면 태양 주위를 도는 그 궤도를 독점하면 행성, 궤도에 이웃이 있으면 왜소행성으로 하고 명왕성은 왜소행성으로 분류되었다.천체명명은 국제천문연맹이 관리하지만 공모전을 하기도 한다. 우동소바도 올라온 적이 있다니 재미있다. 2019년 두 번째 공모전에서 아기자리 별 ‘8 Umi’와 그 주위를 도는 행성 ‘8 Umib’의 이름은 ‘백두’와 ‘한라’로 정해졌다고 한다.옛날 서양에서는 개인이 천체를 관측하고 기록을 남긴 반면 동양, 특히 한국은 국가가 주도했으나 지금은 역전된 듯하다. 우리는 인공위성은 많이 보내지만 달이나 행성 탐사는 아직 전무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국가적 사업이다. 1년 안팎의 독점 기간이 지나면 관측 자료 대부분이 공개된다고 한다. 다른 순수한 학문 분야도 그렇듯이 충분한 버팀목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천문학자들이 열정만으로 지금까지 이뤄왔지만 앞으로는 지원도 많아지고 더 많은 성취가 이뤄지길 바란다.